무소유

김현영

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,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

마음이 쓰이게 된다.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

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.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

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. -본문 중에서

이 책을 읽기 전 무소유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해보았다.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, 어떤 것을 소유하고, 어떤 것을 버려야 되는가 아니면 태어났을 때와 마찬가지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은 채 자급자족 할 수 있을까. 전혀 와 닿지 않는다. 여태껏 내가 많은 것을 소유해왔다고는 생각 하지 않았다. 하지만 난 삶에서 가장 불필요 한 것들을 소유하고 그것에 얽매여 19년이라는 인생을 살아왔고 아마도 평생 소유욕에 얽매여 그것들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. 그것을 쓰기 위한 삶 내 삶이 아닌 내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에 의해 만들어진 패턴대로 내 인생을 살다가고 또 다른 새로운 것 들을 소유하면서 점점 더 나를 자유에서부터 떨어 뜨려 놓으며 내가 소유한 것들에 죄여 살아갈 것이다.

그렇다면, 소유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넘치는 소유의 세상에 무엇을 하고 살아가야 하는가. 최소한의 물품만을 갖고 법정 스님처럼 좌선 하며 하루를, 쌓여 가는 낙엽을 밟으며 하루를나는 선인이 아닐뿐더러 종교를 믿는 것 또한 아니다. 나에게 그런 삶은 하루하루가 답답함이며 여태껏 소유해왔던 것 들을 한 번에 버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. 본문 중에 이런 말이 있다.

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.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다.

사람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.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

온 세상을 갖게 된다. 

큰 맘 먹고 모든 걸 버린다고 치자 살아가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만 소유한 채 살아간다고 생각해보자 이 짧고 한번뿐인 인생 좋은 책, 사계절만을 느끼며 살아가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물론 법정스님이 이 책으로 인해 우리에게 무소유의 지혜를 가르쳐 주신 것처럼 나 또한 그런 생활을 하면서 깨달음 하나 얻지 못하겠냐 싶지만 그것은 그 무엇 보다고 어려운 일일 것이다. 남에게 가르쳐 줄만한 지혜, 여태껏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한 자신 만에 삶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며 나는 지금 이런 삶을 살아가고 이것이 아마 본래 우리가 갖추어야 할 삶에 방식이 아니겠는가. 하며 말하는 것 그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. 나는 그럴 자신이 없으며 아마 평생에 하루, 이틀도 그렇게는 못 버틸 것이다.
그래서 또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고 법정스님의 하루하루가 존경스러웠다.